골프 7세대 GTI에서 981 박스터 S로,튜닝 대신 차를 바꾼 이유 / 2편
GTI에서 박스터까지 · 2편
골프 7세대 GTI에서 981 박스터 S로,
튜닝 대신 차를 바꾼 이유
더 빠른 GTI를 만드는 것과 완전히 새로운 운전 경험을 선택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했던 이야기.
골프 7세대 GTI를 타면서 차에 대한 아쉬움보다 ‘조금만 더 손보면 얼마나 좋아질까?’라는 궁금증이 커졌어요.
직접 스테이지 1, 즉 ECU 맵핑을 진행한 후에는 출력이 200마력 초반에서 300마력 초반까지 올라갔습니다. 거의 100마력이 올라간 거죠. 시내와 고속도로 어디서든 힘은 충분했고, 빠르고 경쾌했습니다.
출퇴근할 때나 가족과 함께 어디 나갈 때도 불편하지 않았고, 혼자 운전할 때는 운전 재미도 충분한 차였습니다. 사실 이 정도만 해도 GTI를 바꿔야 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문제는 차의 출력이나 성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좋아질 가능성이 계속 뭔가 보였다는 거죠.

타이어에서 시작된 튜닝 고민
처음에는 타이어를 고민했습니다. 일상 주행과 빗길 안전성, 코너링할 때 상하 바운스의 불안감 때문에 교체한 지 1만 킬로미터도 안 된 타이어를 콘티넨탈 DWS06 플러스로 교체했는데, 뭔가 부족한 부분 때문에 미쉐린 PS4S로 바꿔야 하나 싶었어요. ‘이번에는 PS4S로 바꿔볼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죠.
좋은 타이어를 끼우면 차체 움직임이 분명히 좋아질 거고, 또 그게 궁금했어요. ‘서스펜션을 손보면 다음에는 브레이크가 눈에 들어오겠지.’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튜닝은 어떤 한 부분만 좋아져서 끝나는 게 아니라, 개선된 부분 외에 더 부족한 점들을 계속 채워 나가게 될 것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흡기와 터보 인렛, 그리고 다시 순정으로
흡기와 터보 인렛 같은 부분들도 고민했습니다. 단순히 흡기 부분만 튜닝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순정으로 돌렸습니다. 스로틀 반응이 더 좋아질지 궁금했었거든요.
하지만 그렇게까지 몸으로 와닿지는 않더라고요. 터보 특유의 소리가 좋았는데, 그것도 잠깐이었어요.
어찌 됐든 스테이지 1 ECU 맵핑만으로도 출력은 이미 충분히 좋아졌고, 추가로 흡기 계통을 바꾼다고 그 차의 본질이 바뀌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CU 맵핑 후 보이기 시작한 차체의 한계
ECU를 맵핑하고 나니 서스펜션의 부족함과 차체 움직임이 조금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고속에서 조금 더 안정적이고, 차선을 바꿀 때 움직임도 안정적이며, 코너에서 롤이 조금 줄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운스프링 또는 일체형 서스펜션, 스태빌라이저와 부싱 등 여러 가지 튜닝 방법이 있었는데, 중복 투자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 잘 맞으면 차가 훨씬 또렷하게 좋아지겠지만 차체 자체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한계가 있는 GTI를 더 좋은 GTI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GTI에서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운전의 재미를 경험할 것인가.
결국 문제는 어떠한 튜닝을 하느냐에 대한 가치가 아니라, 제가 원하는 본질적인 방향을 찾아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GTI를 더 GTI답게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이 컸는데요, 친구 차인 페라리를 타보고 나서 ‘이건 아닌 것 같다. 일단 차를 바꿔봐야겠다.’라는 마음으로 결심하게 됐어요.
골프 GTI에서 박스터로
그렇게 관심이 간 차량은 박스터였습니다. 현실적으로 금액도 괜찮았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보니 718과 981 정도에서 차량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내 현실적인 예산은 현금으로 딱 5천만 원이었어요.
지금 골프까지 해서 차가 하나, 둘, 셋, 총 세 대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BMW 5시리즈, 디스커버리 스포츠, 그리고 골프 GTI까지.
여기에 취미용 차를 한 대 더 들이는 건 절대 가볍게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기존 골프 GTI와 디스커버리 스포츠를 정리하자. BMW 5시리즈와 박스터, 이렇게 딱 두 대만 운영하자.’라고 마음을 정했습니다.

718 박스터와 981 박스터 사이에서
예산 안에서 처음 생각했던 차량은 718 박스터였습니다. 연식도 비교적 괜찮고 디자인과 실내 디자인도 현대적이어서 다 좋았는데, 자연흡기가 아니라는 점에 대한 아쉬움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다시 찾아보게 된 차량이 981 박스터였습니다. 718 2.0이냐, 981 S냐, GTS냐를 놓고 고민했어요. 가격은 모두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중고 박스터는 가격만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가격이 낮으면 주행거리가 많거나 옵션이 아쉬웠고, 옵션이 좋으면 정비 이력이나 보증이 없는 부분이 불안했어요. 모든 조건이 괜찮으면 다시 예산을 초과했습니다.
가격대는 3천만 원대 후반부터 5천만 원, 더 비싼 차량은 6천만 원대까지 다양했습니다. 지금 이야기하는 차량은 981 박스터입니다.

2013년식 981 박스터 S를 선택한 이유
그중에서 차량 한 대를 봤는데 2013년식 981 박스터 S였습니다. 가격은 정확히 5천만 원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이 차를 구입했습니다.
이 차를 선택한 이유는 보험 이력이 아예 없이 깨끗했고, 정비 이력과 기록도 굉장히 철저하게 관리된 차였기 때문입니다. GTS에 들어가는 옵션도 거의 다 들어간 모델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내년까지 남아 있는 보증기간이었습니다.
제가 이 차를 결정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스포츠 배기, 즉 PSE가 적용된 모델이었다는 점입니다. 3,400cc 자연흡기 엔진과 스포츠 배기가 만들어내는 배기음이 너무나도 기대됐습니다.


미드십과 후륜구동에 대한 기대
제가 박스터를 선택하게 된 또 하나의 이유는 미드십 엔진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후륜구동입니다.
그 구조가 만들어내는 코너링에 대한 기대감도 굉장히 컸고, 어떤 움직임을 보여줄지 궁금했어요. ‘이제 GTI 튜닝에 더 이상 에너지를 쓰지 말고, 그냥 차를 바꿔보자.’라는 결정을 하게 된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물론 박스터는 포르쉐의 막내급이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나도 당연히 911을 타고 싶다.’라는 마음은 있었어요.
하지만 시작은 기본 모델이자 막내급인 박스터로 해보라는 친구의 조언과 권유가 있었습니다. 또 911을 사게 되면 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습니다. 그렇게까지 차를 사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더 빠른 GTI보다 새로운 운전 경험
포르쉐를 처음 경험하는 입장에서 저는 박스터도 충분히 좋은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911로 가기 전에 거쳐 가는 차가 아니라, 미드십 엔진 구조와 오픈 에어링을 느끼고 싶었어요. 자연흡기 6기통 엔진 고유의 매력도 경험하고 싶었고요.
무리해서 더 높은 등급을 찾기보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정해둔 예산 안에서 움직이고 싶었어요.
GTI가 느리거나 재미가 없어서 차를 바꾼 것은 아닙니다. GTI는 스테이지 1 맵핑만으로도 충분히 빠르고, 일상생활에서도 재미와 차량의 균형, 출력의 균형이 굉장히 좋은 차였습니다. 분명 튜닝을 계속한다면 더 좋은 차가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내가 궁금했던 건 더 빠른 GTI가 아니라
자연흡기·미드십·후륜 스포츠카·로드스터를 타보는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선택의 기준은 ‘GTI를 더 완성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차에서 새로운 운전 경험을 느껴볼 것인가.’였습니다.
오랜 시간 고민했어요. 한 2~3주 정도 고민한 것 같아요. 그렇게 981 박스터 S 3.4 자연흡기로 마음을 굳히게 됐습니다.

여기까지가 2편의 이야기입니다.
3편도 준비해서 올릴게요.